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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호 대학원장 “영화 인생 3막은 교육에 바친다”(2012-03-12)
작성자 dacine
날짜 2012.03.23
조회수 2,396
김동호 대학원장 “영화 인생 3막은 교육에 바친다”

김동호 단국대학교 영화콘텐츠전문대학원장의 영화 인생 3막이 이제 막 시작됐다. 영화진흥공사 사장으로 1막이 올랐고,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으로 2막을 열었다면, 그의 영화 인생 3막은 대학원에서 펼쳐진다. 단국대학교 영화콘텐츠전문대학원장으로 취임한 그를 만나 영화 교육의 비전에 대해 물었다.

 


-지난 3월 2일 대학원 개원식이 열렸습니다. 영화인들의 반응이 대단했습니다.

많은 영화 관계자 분들이 축하해 줘서 고마워요. 관심이 많은 만큼, 더 열심히 하라는 뜻이죠.(웃음) 어깨가 무겁습니다.

-어떤 비전을 기대하던가요?

영화 교육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해 주기를 기대하는 사람이 많아요. 세계를 무대로 할 한국 영화의 경쟁력은 결국 인재에서 나오는데, 훌륭한 인재는 교육에서 태어나니까요.

-단국대학교 영화콘텐츠전문대학원 교육과정을 디렉팅, 스크린 라이팅, 프로듀싱으로 구성한 것이 새로운 패러다임의 일환인가요?

한국 영화가 경쟁력을 갖추려면 기획부터 연출, 제작에 실력을 갖춘 인재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 세 개 분야에 중점을 두고 교육을 강화하는 것이 기존 대학원의 영화 교육과 차별화된 특징이기도 하고요. 우리는 전공이라는 단어 대신 트랙이라는 단어를 쓰는데, 세 개 트랙을 융합한 것도 특징이죠. 이제는 기획뿐만 아니라 연출, 각본 등 영화 전 분야를 알아야 좋은 영화를 제작할 수 있다고 봅니다.

-기존 다른 대학원의 영화 교육과 궁극적으로 다른 점은 무엇인가요?

이론이 아닌 현장 중심의 교육입니다. 물론 이론적인 부분도 있지만, 철저히 현장 중심의 교육을 통해 상업 영화를 만들 수 있는 기반을 다질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특징이에요. 교수진도 현장에서 뛰는 감독, 제작자, 프로듀서를 영입한 것도 그런 이유예요. 대학원 2학년을 마치고 나면 영화 한 편을 제작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는데, 그런 과정이 현장에 투입됐을 때 크게 도움이 될 거라 확신합니다.

-직접 수업도 맡으셨죠. 어떤 과목인가요?

한국 영화의 글로벌 경쟁력이라는 주제로 매주 수요일에 강의를 해요. 돌이켜보면, 한국 영화는 90년대 이후로 질적, 양적인 측면에서 고속성장을 해왔어요. 2006년 이후로 침체기를 겪고 있지만, 그런 와중에도 꾸준히 성장했어요. 하지만 1퍼센트의 함량이 부족하다고 봐요. 일본이나 중국, 이란, 태국에서 만든 영화가 칸국제영화제 같은 세계 유수의 영화제에서 대상을 수상하는데,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없어요. 아쉬운 일이죠. 또 산업적인 면에서도 미국, 유럽 시장에 활발히 진출하지 못하고 있어요. 그게 다 전략의 부재 때문입니다. 한국 영화가 세계에서 통하려면 경쟁력을 갖춰야 하는데, 철저한 전략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봅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전략이 필요할까요?

결국 영화는 스토리텔링의 힘입니다. 이야기에 대한 치열한 고민이 있어야 해요. 단국대학교 내에 스토리텔링 연구센터가 있는데, 이곳에서는 미국인들이 열광하는 소재나 코드, 중국인들이 선호하는 이야기 등을 분석해서 시나리오 작업에 반영하죠. 그런 시나리오 연구 개발과 교육을 연결시켜서 기능적으로 좋은 시나리오가 나올 수 있는 기반을 만드는 게 중요합니다.

-지난해 11월에는 롯데시네마와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대학원 내 극장 시설 설립을 추진할 예정인데, 앞으로 산학 협력은 어떻게 모색 중인가요?

기업 관계자들과는 다양한 논의를 하고 있어요. 예를 들어 CJ E&M과는 제작비 지원을 받는 식의 협력 모델이 가능한데, 포괄적인 의미에서 양해각서를 체결한 상황입니다. 아직 구체적인 지원 규모는 결정되지 않았는데, 올해 연말 즈음에는 윤곽이 잡힐 예정이에요. 적극적인 산학 협력을 통해서 영화를 제작하게 되면 기업 입장에서는 좋은 인재와 작품을 발굴할 수 있는 기회가 되고, 학생들 입장에서는 기업의 다양한 기능을 배울 수 있는 이점이 있어요.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이하 USC) 등 해외 대학교와 적극적인 교류 프로그램에 대해 학생들의 관심이 높을 것 같은데요.

USC에서 두 명의 교수를 초빙했는데, 올 여름 방학에 한 분이 오셔서 학생들과 스토리텔링에 관한 시나리오 공동 작업 워크숍을 진행할 예정이에요. 할리우드의 현장에서 활동하는 경력자가 직접 강의하는 수업이니 학생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겁니다. 그리고 채프먼 닷지 칼리지와는 방학 단기 연수 프로그램에 합의했습니다. 학생들이 방학 기간에 단기 연수를 가서 공동 제작의 형태로 영화를 만드는 경험을 하게 될 겁니다. 그렇게 되면 해외 투자까지 연결될 수 있다고 봐요. 앞으로는 베이징 필름 아카데미나 도쿄 예술 대학 등과 같은 우수한 교육기관과 지속적으로 교류 프로그램을 늘려나갈 예정이에요.

-대학원 교육 프로그램에 원장님의 해외 네트워크가 크게 도움이 될 것 같은데요?

얼마 전에 베를린국제영화제에 다녀왔는데, 내가 영화 학교를 만들었다고 하니 디터 코슬릭 집행위원장이 강의를 하러 온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그 분을 초빙하려면 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서 묘수가 필요해요. 예를 들어,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나 부산국제영화제 때 한국에 오면 그 시기에 강의 일정을 잡는 거죠.(웃음) 그리고 유럽에는 펀드 조성이 잘돼 있어서 파고들어 갈 분야가 많아요. 학생들이 공동 제작 형태로 영화를 만들 수 있는 펀드를 지원받을 수 있도록 제가 열심히 뛰어야죠.(웃음)

-대학원의 수장으로서 궁극적인 목표는 무엇인가요?

한국 영화를 이끌 인재를 양성하는 게 목표죠. 그동안 한국 영화가 넘지 못했던 벽을 뛰어넘을 수 있는 작품을 만들 수 있는 기반을 다지고 싶어요. 1988년부터 영화진흥공사 사장으로 일하면서 영화계에 발을 들였는데, 영화 인생 24년 중에서 지금이 3막이라고 생각해요. 남은 영화 인생은 영화 교육에 승부를 걸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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