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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 ‘현상’을 뛰어넘어 ‘일상’을 꿈꾸다 ‘단국글로벌영상콘텐츠연구소’ (2013.10.11 위키트리)
작성자 영화콘텐츠전문대학원
날짜 2013.11.13
조회수 4,693

[Interview] (58)   한류, ‘현상’을 뛰어넘어 ‘일상’을 꿈꾸다

‘단국글로벌영상콘텐츠연구소’

 

<단국대학교 영화콘텐츠전문대학원 / 강지영 교수>

 

세계 3대 영화제인 베니스 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김기덕 감독의 영화 ‘피에타’,
중국과 일본뿐만 아니라 중동에서도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드라마 ‘대장금’,
아시아인에게는 난공불락으로 여겨졌던 빌보드차트 2위에 입성한 싸이의 노래 ‘강남스타일’···.

 

불과 몇 십 년 전만 해도 한국에서 만든 영화, 드라마, 음악을 세계인들이 즐기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2013년 현재, 한국은 아시아 문화산업의 허브로 성장했고 세계인들은 한류의 물살을 온 몸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영원히 외국의 해안가를 적시는 밀물일 것 같았던 한류에 ‘위기론’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산업교류재단이 2012년 2월 중국, 일본, 미국, 프랑스 등 9개국 외국인 36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한류의 지속 기간을 묻는 설문에 ‘이미 끝났다’라고 답한 사람이 11%, 1~2년 20%, 3~4년 29% 등 4년 이하로 본 사람이 60%에 달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일시적인 열풍이었던 한류가 시간이 흐르면서 근본적인 문제점을 드러냈고, 따라서 한류의 거품이 걷히게 되었다는 분석을 내놓았습니다. 이들은 한국 문화콘텐츠의 문제점으로 문화 인프라 미확충, 세계인들이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 정서 부족, 그리고 급변하는 세계 미디어 환경에 대한 미진한 대응을 꼽았습니다. 한류가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고 주류 문화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세계성을 겸비한 콘텐츠와 변화하는 미디어 패러다임에 대응하는 기민한 전략이 필요한 것입니다.

 

한류의 지속을 위해 구조적인 개선을 이야기하는 목소리가 높은 이 때, 세계 영화산업의 중심인 미국에 영상콘텐츠연구소를 설립함으로써 한국영화의 질적 도약에 앞장선 단체가 있습니다. 바로 단국대학교입니다.

 

1년 동안 영화대학원과 해외연구소 설립

단국대학교는 최근 1년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영화 분야에서 굵직한 성과들을 이루었습니다. 작년 3월에 한국영화의 미래를 짊어질 새로운 인력 양성을 목표로 영화콘텐츠전문대학원을 설립하였고, 학생들의 실용성 강화를 위해 다른 영화학교에서는 보기 힘든 디렉팅, 프로듀싱, 스크린라이팅 세 분야의 세분화, 전문화 교육을 시도했습니다.

 

단국대학교의 행보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습니다. 학생들의 미래 활동 무대를 한국을 넘어 세계로 확장하다보니 해외로 눈을 돌리게 되었고, 지난 7월 24일 세계영화산업의 심장인 LA에 한국영화인들의 할리우드 진출의 교두보가 될 수 있는 단국글로벌영상콘텐츠연구소를 설립하는 결실을 맺었습니다. 지난 20일 단국영화콘텐츠전문대학원의 강지영 교수를 만나 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단국영화콘텐츠전문대학원 강지영 교수 / 이하 사진 = CT지기]


한국 문화콘텐츠의 높아진 위상에 비하면 미비한 인프라··· 연구소 설립의 계기 돼


국가 간의 문화 교류를 뒷받침하는 체계적인 인프라 부족과 세계를 사로잡을 수 있는 킬러콘텐츠의 부재는 전문가들이 오랫동안 지적해 온 한국 문화콘텐츠의 약점이었습니다. 강지영 교수는 단국글로벌영상콘텐츠연구소가 영상콘텐츠의 글로벌 경쟁력을 제고하자는 발상에서 시작되었다고 말했습니다.

 

“한류로 인해 우리 영화, 게임 등의 엔터테인먼트 콘텐츠에 대한 세계의 관심이 날로 높아지고 있는데 해외시장에 대한 전문적인 이해와 기술력, 콘텐츠가 너무나 부족합니다. 직접 세계무대를 마주하고 경험하는 것이 한국 콘텐츠가 세계 트렌드에 발맞추는 가장 빠른 방법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단국글로벌영상콘텐츠연구소는 세계 영상콘텐츠 산업을 주도하고 있는 미국의 콘텐츠와 동향을 빠르게 조사, 분석하고 배우기 위해서 탄생하였습니다. 또한 연구소는 국내 산업에 미비한 문화 인프라를 강화하기 위한 만남의 장이기도 합니다. 강지영 교수는 "현지 학교와 기업들과의 꾸준한 관계 형성이 필요한데, 연구소가 국내외 네트워킹의 중추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확고한 비전과 철저한 준비로 가능했던 해외연구소 설립


선구적인 목표를 가지고 시작한 일이었지만 한국대학교 최초로 해외에 영상콘텐츠 연구소를 설립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과제였습니다. 하지만 대학원 설립 때부터 핵심기조로 삼은 ‘글로벌 인재 양성’은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준비의 근간이 되었습니다.

 

미국 정부의 승인을 받는데 오랜 기간이 소요되었지만 CT 분야를 특성화하겠다는 확고한 비전과 현지 영화명문대인 USC와 채프먼대학교와 MOU를 맺는 해외인프라 확충을 위한 철저한 준비는 2년의 기간 끝에 해외연구소 설립이라는 결실을 낳았습니다.

 

강지영 교수는 연구소를 설립하는 과정에서 현지인들이 보인 높은 관심을 통해 한국 문화콘텐츠의 달라진 위상을 실감했다고 말했습니다.

 

“재미 과학자분들, 드림웍스나 픽사 같은 현지 애니메이션 제작 업체들, 현지 게임 회사들이 우리 연구소에 굉장히 높은 관심을 보이셨어요. 영상문화산업의 본고장인 미국도 한국문화를 인정해준다는 증거죠. 한류에 대한 높은 관심도 연구소 설립에 중요한 요소로 작용했다고 생각합니다.”

 

국제 세미나와 현지 기업들과의 MOU를 통해 교육과 연구 활동의 인프라 확립


단국글로벌영상콘텐츠연구소는 개소한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글로벌 콘텐츠 교육과 연구의 장과 한국 영화인들의 해외진출 교두보로서의 역할을 이미 수행해왔습니다.

 

지난 5월 22일 연구소는 LA 소재 한국문화원에서 ‘K-Creative Cinema and Technology Global Seminar’를 개최했습니다. 이 세미나에서 연구소 관계자들은 미국 현지에서 활동하고 있는 애니메이션, VFX 전문인들과의 교류를 통해 창조기술 분야의 글로벌 동향을 파악하고 우리나라 창조 영화기술의 해외시장 공력 가능성과 협력방안을 모색했습니다.

 

[단국대학교 죽전캠퍼스에 위치한 단국영화콘텐츠전문대학원]

 

또한 영화학부로 유명한 USC의 SCA(School of Cinematic Arts), 최첨단 기자재와 최고 수준의 전문교수를 확보하고 있는 채프먼 대학교의 Dodge College와 같은 현지 영화교육기관들과 Gravity Interactive 같은 현지 게임 회사들과 MOU를 체결하여 교육과 연구 활동을 함께 진행할 수 있는 기반을 다졌습니다.

 

국제 컨퍼런스의 지속적 개최와 국제공동연구를 계획 중


단국글로벌영상콘텐츠연구소는 국제 컨퍼런스와 영상포럼을 1회에 그치지 않고 매년 1~2회씩 지속적으로 개최할 예정입니다. 강지영 교수는 “우리 연구소의 가장 큰 강점 중 하나는 바로 지리적 조건입니다. 미국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허브라고 할 수 있는 LA에 위치해있기 때문에 교육기관, 연구소, 관련 기업들과 가깝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라고 말했습니다. 


 

재미과학자, 미국 엔터테인먼트 기업, 대학 및 연구소와 국내외 정부의 문화기술 전문가들이 모두 모이는 만남의 장은 국내외 네트워킹을 확대하고 영상콘텐츠 산업의 동향을 가장 빠르게 분석할 수 있는 중요 행사가 될 것입니다.
  
연구소의 또 다른 핵심계획은 현지 교육기관들과 기업들과의 공동연구 수행입니다. K - Cinema Tech 국제공동연구수행을 통하여 미국 엔터테인먼트 기업, 할리우드 스튜디오 등과 연계한 국제공동연구 추진할 예정입니다. 연구의 주요 주제는 인터렉티브 시네마, 디지털 스토리텔링, 감성스토리텔링, 3D, CG, VFX 등이 결합된 영상 기술과 게임, 애니메이션, 가상현실, 공연/전시 등의 장르, 영화 흥행 예측 모델 수립, 콘텐츠 가치 평가 모델 수립 등 다양한 분야가 될 것입니다.

 

교육에 대한 청사진으로는 내년 1월에 시작되는 채프먼 영화과 학생들과 단국대 영화콘텐츠 전문대학원 학생들과의 국제 공동제작 연수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또한 내년 3월부터 사이버 에듀케이션 시스템을 통해 할리우드 거장들이 화상으로 한국 학생들을 교육을 할 수 있는 마스터클래스 화상 교육 프로그램과 미국 연구소와 국내 연구진 간의 실시간 화상 연구 수행이 가능할 수 있는 ‘사이버 랩’을 운영할 예정입니다.

 

“세계무대에서도 활동할 수 있는 글로벌 인재 양성은 대학원 설립 때부터 이어져 온 핵심 기조였어요. 졸업 후 현장에 바로 투입돼도 손색이 없는 인력을 길러내는 것이 목표이기 때문에 실용성을 강조하는 학풍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만큼 해외에서 일 하고 싶어 하는 학생들에게 미국의 영화 제작 시스템을 직접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주려고 해요. 연구소를 한국 영화인들의 해외 진출 교두보로 적극 활용할 예정입니다.”

아직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은 인터렉티브 시네마, 미래 영화산업의 원동력 될 것


대학원에서 영화에 관련된 새로운 기술에 대해 가르치는 강지영 교수는 단순히 좋은 스토리를 쓰고 멋지게 연출하는 방법뿐만 아니라 영화에 적용되는 테크놀로지에 대한 교육도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학생들을 주로 촬영과 편집에 많은 관심을 쏟습니다. 하지만 미래의 영화 산업을 예측할 수 있는 혜안을 기르기 위해서는 현재 영화에 적용되는 최첨단 기술을 아는 것도 중요합니다. 물론 새로운 기술을 안다면 영화 제작할 때 더욱 새롭고 창의적인 콘텐츠를 창조할 수 있을 것입니다."

 

강지영 교수는 미래의 영화산업에서 가장 중요한 화두는 '인터렉티브 시네마'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인터렉티브 시네마란 관객이 일방적으로 영화를 수용하는 입장에서 벗어나 직접 영화 제작에 참여하는 새로운 영화 형태를 말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미 유럽과 미국에서는 많이 보편화된 장르입니다. 유럽이나 미국에서는 영화 속 주인공이 전화를 거는 장면에서 실제로 관객 중 한명에게 전화를 걸어 스토리를 진행한 사례가 있었어요. 처음 3D나 4D 영화가 나왔을 때 많은 전문가들이 기술적으로 가능하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했고 보편화될 것이라는 것에 회의감을 가지고 있었지만 결과적으로는 현재 아주 일반적인 영화가 되었듯이, 인터렉티브 시네마도 미래에 그렇게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영화산업의 새로운 시류를 감지한 단국영화콘텐츠전문대학원은 내년 학기부터 인터렉티브 시네마 트랙과 박사과정을 개설할 예정입니다. 이를 통하여 사용자가 중심이 되어 사용자가 직접 참여하고 만들어 나가는 새로운 형식의 영화콘텐츠와 기술을 연구할 것입니다.

 

한류가 시작 된지 20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습니다. 발단은 우연적이었지만, 파급은 엄청났습니다. 한류의 파급이 아시아를 넘어 전 세계로 확장되고 있는 현재, 전문가들은 “더 이상 한류의 우연적 인기에 의존할 수 없다”라고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한류가 ‘일시적 열풍’이 아닌 지속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는 ‘주류 문화’가 되기 위해서는 한국 문화 콘텐츠의 질적 성장과 그 것을 뒷받침할 수 있는 인프라 확립이 되어야 한다는 지적에는 이견이 없습니다.

 

한국 최초 해외 영상콘텐츠 연구소 설립은 체계적이지 못했던 한국 문화콘텐츠 인프라를 개선하는 노력의 일환입니다. 일시적 ‘현상’을 뛰어넘어 세계인들의 ‘일상’으로 안착하려는 현재의 한류. 그 움직임의 선두에 단국글로벌영상콘텐츠연구소가 있는 날을 기대합니다.


◎ CT 리포터 전주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