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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도시 부산" 성공비결은 자율성 (2013.4.18 광주일보)
작성자 dacine
날짜 2013.04.17
조회수 2,092
 

 

광주일보 리더스 아카데미 제5강 김동호 부산국제영화제 명예집행위원장

 
김동호 부산국제영화제 명예집행위원장이 지난 16일 광주시 상무지구 라마다호텔 3층 세미나실에서 열린 ‘광주일보 리더스 아카데미’에서 강연하고 있다. /최현배기자 choi@kwangju.co.kr
 
 
“한번 해보겠다는 오기와 주어진 여건에서 최선을 다해 길을 뚫고 나가면 성취할 수 있다는 소신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입니다.”

지난 16일 광주시 상무지구 라마다호텔 3층 세미나실에서 열린 ‘광주일보 리더스 아카데미’ 다섯번째 강연자로 나선 김동호(77) 부산국제영화제 명예집행위원장(이하 위원장)은 ‘영화는 나의 꿈’ 주제의 특강에서 부산국제영화제(이하 영화제) 성공비결을 담담하게 말했다.

김 위원장은 맨손으로 부산으로 내려가 영화제를 창설하고 15년 동안 집행위원장을 맡아 부산을 ‘영화도시’로 만드는 데 기여했다. 베니스 국제영화제에서 영화 ‘피에타’로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김기덕 감독을 세계에 알린 주역이기도 하다.

그가 영화제와 인연을 맺는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친구들은 “패가망신할 일 있느냐”고 말렸다. 김 위원장은 “새로운 일을 맡게 되면 도전하고픈 생각이 먼저 들어 선뜻 부산으로 내려갔다”고 설명했다. “믿는 구석은 있었습니다. 새로운 일을 창출하는 것은 약하지만, 주어진 과제를 엮어서 무언가 만들어내는 데는 자신 있었죠.”

1996년 부산국제영화제 창설 당시 부산의 문화토양은 척박했다. 지역 문화·언론계에서는 ‘문화 불모지’라는 자조 섞인 평가를 내놓고 있었다. 심지어 국제영화제 준비를 위한 세미나를 개최하는 데 관심을 두는 이가 없어 학생들을 동원해 행사장을 채워야 했다. 기업가에게 손을 벌리고 지원금을 받아내는 것은 순전히 그의 몫이었다.

그는 영화제가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로 틈새시장을 공략한 전략과 정치적 중립, 자율성을 꼽았다.

“당시 홍콩영화제는 20년, 도쿄 영화제는 10년 연륜이 있었기 때문에 아시아 젊은 감독들을 주목했습니다. 아시아권 젊은 감독들을 발굴하고, 그들의 작품을 영화제에서 선보이자 해외에서 즉각 반응이 왔죠.”

그는 철저하게 영화제를 ‘정치 무풍지대’로 만들었다. 그가 영화제집행위원장을 맡는 동안 대통령은 물론 정치인 어느 누구에게도 영화제 개막식 무대에 올라 인사말을 할 기회를 주지 않았다. 정치영향을 받게 되면 영화제를 자율적으로 꾸려갈 수 없다는 판단이 있어서다.

“자치단체의 지원은 받되, 간섭이 없는 게 부산국제영화제입니다. 타지역 영화제가 휘청거리는 대표적인 이유 가운데 하나는 자치단체의 지나친 간섭 때문입니다. 영화제를 중립적으로 지켜내기 위해 정치인들을 막아냈습니다.

강연을 마친 김 위원장은 광주문화중심도시 조성사업에 관한 질문을 받고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제1기 아시아 문화중심도시 조성위에 부위원장으로 참여했었다. 그는 “국립아시아 문화전당에 아시아 관람객을 끌어 모으려면 그만한 콘텐츠(전시·공연 등 운영프로그램)가 있어야 한다”며 “문화전당 건물을 지어 놓고 유휴공간으로 활용하면 큰 문제”라며 콘텐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윤영기기자 penfoot@kwangju.co.kr



 

“영화도시 부산" 성공비결은 자율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