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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감독 김동호 “한국 영화계가 공동으로 만드는 영화”(경향신문 2012.07.10)
작성자 dacine
날짜 2012.07.31
조회수 2,237

 

ㆍ일흔셋에 데뷔작 ‘주리’ 촬영… 임권택 “하루 만에 현장 장악”

배우는 안성기, 강수연이다. 조감독은 <만추>의 김태용이다. <강철중>의 강우석이 편집감독을 하고 카메라는 <살인의 추억>의 김형구 촬영감독이 잡았다.

엑스트라는 <서편제>의 임권택 감독이다. 거론되는 인물의 면면만 보면 100억원대 블록버스터급인 이 영화는 제10회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 개막작으로 상영될 <주리>(Jury)다.

충무로를 대표하는 배우와 감독들을 한자리에 모이게 만든 주인공은 바로 첫 메가폰을 잡은 ‘신인감독’ 김동호(부산국제영화제 명예집행위원장·73)다.

 
 

김동호 감독

 


주연배우 안성기·강수연·엑스트라 임권택·편집감독 강우석·촬영감독 김형구(왼쪽부터)


그는 부산국제영화제의 태동을 알리고 지난 15년간 세계적인 영화제로 끌어올렸다. 2년 전 은퇴를 알리는 자리에서 그는 “마지막으로 영화 두 편 정도를 꼭 찍고 싶다”는 희망을 이야기한 바 있다. 그리고 그 희망은 오래지 않아 이루어졌다.

10일 서울 소격동에서 진행된 둘째날 촬영에서 김동호 감독은 “처음 연출을 해보는 것이기 때문에 굉장히 미흡하다. 엄청난 부담을 느끼게 되고 졸작이 나오게 되면 어떻게 하나 큰 부담도 된다”고 수줍게 말한다.

하지만 오전에 잠깐 출연한 임권택 감독이 “신인감독이라면 우왕좌왕해야 하는데 이렇게 능수능란하면 되냐”고 했다는 말이나 “한나절 정도 어색해하던 연출과 촬영장 동선이 하루 만에 정리된 느낌”이라는 김태용 ‘조감독’의 증언을 종합해 볼 때 그의 연출 데뷔는 성공적인 듯하다. 그제서야 김동호 감독 역시 “스태프와 배우가 A급이다. 한국 영화 전체가 공동으로 연기하고, 공동으로 연출하는 영화라고 생각한다”며 은근한 자신감을 내비친다.

<주리>는 “해외영화제 심사는 누구보다도 많이 다녔던” 김동호 감독의 경험을 토대로 만들어졌다. 그는 “심사위원들이 선정작을 놓고 격렬하게 싸우는 경우도 많다. 그것이 영화에 대한 열정이기도 하다. 그런 심사과정들이 영화제를 축제로 만들어간다는 생각에서 이 영화를 구상했다”고 말한다.

안성기는 “극심하게 우유부단한” 심사위원장으로, 강수연은 과감하게 짧은 단발머리로 헤어스타일까지 바꿀 만큼 “깐깐한 심사위원”을 연기한다. <주리> 속에서 심사위원을 연기하는 배우 안성기, 강수연, 정인기, 영화평론가 토니 레인즈, 일본 예술영화전용관 이미지포럼의 대표 도미야마 가쓰에는 11월1일 개막하는 올해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의 실제 심사위원으로 참여할 예정이다.

올해 단국대 영화콘텐츠전문대학원을 설립해서 후학 양성에도 힘쓰고 있는 김동호 감독은 이 영화작업이 끝나면 “허우 샤오시엔, 기타노 다케시, 모흐센 마흐발바프 같은 세계적인 거장 감독들을 심층적으로 인터뷰하는 다큐멘터리”를 구상하고 있다. “재미있기도 하고 깊이 있는 작업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리고 언젠가는 현대미술 공부도 하고 직접 그리기도 할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일흔넷, 이 청년은 여전히 꿈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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